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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9-28 14:48 조회1,4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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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중일 감독이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와 LG의 경기 9회말 팀의 수비를 지켜보고 있다. LG는 9회말 연이은 실책 이후 배정대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5-4로 역전패해 3위 자리를 KT에 내줬다. 2020. 9. 27.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가기 전까지 누구도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상황에 맞춰 모든 수를 동원해 승리 확률을 높여야 한다. 긴박한 1점차 리드에서는 더 그렇다. 수비가 뛰어난 선수들을 배치해 변수를 최소화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러한 운용이 지난 27일 LG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바로 전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던 백업 1루수가 벤치만 지켰고 뼈아픈 역전패와 마주하고 말았다.

사실상 6회말 무실점으로 LG가 승기를 잡았던 경기였다. 상대팀이 던진 회심의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6회말 KT는 1사 1, 3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유한준 대타카드를 펼쳤다. 승부수를 던졌는데 LG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유한준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없이 6회말을 마무리했다. KT는 8회말 2사 1루에서 마지막 대타카드였던 장성우를 투입했고 고우석은 장성우를 삼진 처리하며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남겨뒀다.

그런데 9회말 송구 에러 두 개와 함께 승부가 뒤집혔다. 9회말 유한준의 타구를 잡은 2루수 정주현이 1루 송구 에러를 범했고 유한준은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송민섭의 희생번트에 고우석이 1루 송구 에러를 범해 4-4 동점이 됐다. 결국 LG는 무사 1, 3루에서 배정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릎 꿇었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한 켈리의 역투와 이형종의 2홈런 4타점 원맨쇼는 허무하게 기록지에만 남았다. LG의 2연승과 단독 3위 점프도 무산됐다.파워볼엔트리

운용에 문제가 없었다면 단순히 수비 실수에 의한 패배로 돌아보며 된다. 하지만 9회말 LG 벤치는 승리를 향한 최선의 수를 펼치지 않았다. 늘 리드 상황에서 1루를 책임졌던 김용의는 이날 투입되지 않았고 로베르토 라모스는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포구시 아쉬운 판단을 했다. 정주현의 바운드된 송구를 잡아내지 못했고 굴절된 공은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기록은 정주현의 송구 에려였으나 라모스가 아닌 김용의가 1루를 지켰다면 다른 결과를 기대할만 했다. 포스아웃은 어려웠을지 몰라도 2루는 허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7일 수원 LG-KT전 9회말 무사 1, 3루 모습. LG 내야진과 외야진이 전진 배치돼 있다. 수원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끝내기 안타를 맞은 무사 1, 3루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전략을 펼쳤다. LG는 1번 타자 배정대와 정면승부를 강행했는데 KT는 대타 카드를 소진한 상태였다. 배정대와 승부를 피하고 만루에서 강민국을 상대하는 게 나았다. 타율 0.302의 배정대보다는 타율 0.224의 강민국에게 삼진을 잡거나 내야땅볼을 유도할 확률이 높다. 어차피 1점만 허용하면 패배다. 1, 3루보다는 홈 포스아웃으로 3루 주자를 잡을 수 있는 만루가 수비도 수월하다. 무사였기 때문에 3번 타자 황재균과 승부는 피하기 힘들었다. 조용호의 교체로 인해 구멍난 상대의 2번 타순을 공략하는 게 정석으로 보였는데 LG는 올해 상대팀 최고 히트작인 배정대에게 맞불을 놓았다가 고개숙였다.

LG 고우석이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와 LG의 경기 9회말 무사 2루 KT 송민섭의 희생번트 때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고우석은 이어진 1,3루 상황에서 KT 배정대에게 끝내기안타를 허용하며 패전을 기록했다. 2020. 9. 27.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날 경기에 앞서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유한준을 관리차원에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최근 투구수가 많았던 마무리투수 김재윤도 부상자명단에 올려 재충전시켰다. 라인업은 물론 선발투수 매치업까지 고려하면 여러모로 LG가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경기였다. 그러나 9회말 어설픈 대처로 인해 또다시 역전패 악몽에 시달렸다. 시즌 종료까지 25경기, KT와 5경기 남은 가운데 이러한 패배가 반복된다면 절대 목표로 삼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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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섬 남부 메가스러스트 가능…인니 정부 "겁내지 말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바섬 남부에 대지진이 일어나 최고 20m 높이 '메가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많은 시민이 불안감을 표출하자 "가능성일 뿐이니 너무 겁내지 말라"고 진정시키고 있다.


2018년 자바섬 남서 해상서 발생한 지진에 무너진 보고르 주택
2018년 1월 23일 인도네시아 자바 섬 남서쪽 해저에서 발생한 규모 6.0의 지진으로 자카르타의 위성도시인 보고르 시내의 한 주택이 거의 완전히 무너져 있다. [EPA=연합뉴스]


2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합동연구팀은 이달 17일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자바섬 남부의 지진공백역에서 오는 메가스러스트 지진과 쓰나미 예상'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는 반둥공대와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 해양수산부가 수행했다.


자바섬 남부 메가 지진·쓰나미 예상 논문
[사이언티픽 리포트 홈페이지]


메가스러스트(megathrust·대지진)는 하나의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밑으로 들어가면서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해 발생하는 규모 9 안팎의 강진을 뜻하고, 대형 쓰나미를 동반한다.

지진공백역(Seismic gap)은 과거에 지진 활동이 활발했음에도 장기간 지진 활동이 없는 지역을 뜻한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 아래에는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고 있다.

해당 구역에선 인도-호주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연간 60∼70㎜씩 밀려들어 가는 현상이 관측되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분출하면 규모 9 안팎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란 주장이 계속됐다.

자카르타는 네덜란드의 식민지로 인구가 많지 않던 시절인 1699년에도 규모 8.0 이상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해 다수 건물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자바섬 남부 해안에 최고 20m 높이 쓰나미 예상도
[사이언티픽 리포트 홈페이지]


이번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기상기후지질청의 지진 기록과 GP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바섬 남부에 장기간 지진 공백이 뚜렷한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쓰나미 발생 모델링을 했는데,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자바섬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대지진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다.

이 경우 서부 자바와 동부 자바의 남쪽 해안에 최고 20m와 12m 높이의 쓰나미가 덮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바섬 전체 남쪽 해안의 평균 쓰나미 높이는 4.5m로 예상됐다.

쓰나미 발생 가능성은 모델링이 가능하지만, 쓰나미의 도착 소요 시간은 지진이 실제 발생한 뒤에만 계산될 수 있다.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앞바다에서 9.1 강진이 발생, 최고 30m에 이르는 쓰나미가 수마트라섬 서부해안은 물론 인도양 연안 12개국을 강타해 23만명이 사망하는 등 인도네시아에서는 쓰나미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2004년 23만명이 숨진 '인도양 쓰나미'가 쓸고 지나간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20m 쓰나미를 무슨 수로 대비하느냐'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이슬람 신자들 사이에서는 재난을 피하기 위한 기도문까지 나왔다.

기상기후지질청은 27일 "최악의 시나리오를 발표했을 뿐 대중을 공포에 빠트리려 한 것이 아니다"라며 "가능성일 뿐이다.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니 너무 겁내지 말라"고 성명을 내놓았다.

이어 "연구를 한 것은 (메가쓰나미) 가능성을 알고, 최대한 준비하자는 목적"이라며 "누구도 신을 앞지를 수는 없지만, 인간은 계산할 줄 안다.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영향력을 계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쓰나미 발생 이론
[연합뉴스 제작]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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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전 6시간 무대응' 비판에 늑장 해명

북한군이 소연평도 인근 북측 해역에서 피살된 우리나라 공무원 이모(47)씨에 총을 쏘기 전에 그를 구조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었다고 군 당국이 28일 밝혔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간사단과 만나 "(북한이 이씨를 최초 발견한 뒤) 상당 시간 동안 구조과정으로 보이는 정황을 인지했다"며 "그러나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돼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으로 사과하고 이틀이 지난 27일 이른 아침 북측 등산곶이 보이는 연평도 앞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해상 정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군 당국에 따르면 이씨는 실종한 다음 날인 22일 오후 3시30분쯤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고, 우리 군은 말단 실무자가 이런 정황을 같은 시각 파악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9시40분쯤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이 관계자는 "이 첩보가 신빙성 있는 정황으로 확인이 돼 내용을 분석하고, 군 수뇌부까지 보고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며 "말단 실무자가 최초 인지한지 2시간 후(오후 5시 30분쯤) 북한이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에서 해군과 해경이 이씨의 시신을 찾는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사체 및 유류품이 나올 수 있어 수색활동을 하고 있으며 NLL 부근에 중국어선 수십여척이 조업 중이라 이를 통제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도 자체적인 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NLL이나 서해 5도 인근에서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했다.

국방부의 이날 해명은 군 당국이 이씨의 발견부터 총격까지 6시간 살아있다는 정황을 파악하면서 구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나왔다.

이 관계자는 "첩보는 조각조각들을 재구성해야 하며, 첩보를 정당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첩보를 그대로 국민들에게 발표하는 것은 제한되며, 분석하고 확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발표하기 위해 관계장관회의를 수 차례 하면서 시간이 소요됐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와 국방부의 말 맞추기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첩보를 토대로 정보화하는 데 토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며, 이를 정리하고 정밀 분석한 것을 알린 것"이라고 했다.파워사다리

[손덕호 기자 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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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NC가 '타다 베이직' 사업 종료 후 집중하고 있는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 타다 홈페이지 캡처


올해 3월 '타다 금지법' 통과로 모빌리티 혁신 실패의 쓴 맛을 본 VCNC가 가맹택시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로운 혁신 서비스에 다시 도전하기 보다는 이미 잘 닦여 있는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 '경험치'를 쌓겠다는 선택이다.

쏘카 자회사 VCNC는 2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택시운송가맹사업 면허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안에 '타다 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고, 서비스 지역은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VCNC는 올해 4월 주력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접은 뒤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과 공항 운송 서비스 '타다 에어', 골프장 운송 서비스 '타다 골프' 등에 집중해왔다. 타다 프리미엄의 경우 올해 2분기 호출 건수가 1분기 대비 54%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용자 수와 운행되는 차량 수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타다 금지법 통과로 한순간에 누적 가입자 170만명을 잃어버린 채 사실상 극히 제한된 서비스만 제공해온 셈이다.


VCNC가 제공하고 있는 공항 운송 서비스 '타다 에어'. VCNC 제공


그러나 이달 중순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가맹택시 시장 진출까지 선언하며 VCNC는 부활의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타다 베이직처럼 '전례없던 혁신'을 내세우기 보다는 이미 검증된 '안전한 길'을 따라 걸으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가맹택시 시장에는 '카카오T 블루'와 '마카롱택시'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사업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써 VCNC가 '타다' 브랜드 아래에서 제공하게 되는 서비스는 가맹택시와 대리운전, 고급택시 등으로,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 외에는 이정도로 모빌리티 서비스 라인업을 다양하게 갖춘 기업이 드물다. VCNC의 무기는 타다 베이직을 운영했던 지난 1년 7개월 간의 '경험'과 '데이터'다. 배차 최적화·효율화 인공지능(AI) 기술에 있어 신생 스타트업들보다는 훨씬 나은 노하우를 가지고 시작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플랫폼과 데이터 싸움인 만큼, VCNC가 '제2의 카카오모빌리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에는 기존 제도에 맞서기보다는 적극 이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VCNC 측은 "조만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GPS 기반 앱미터기 운행 임시허가 취득을 위한 규제샌드박스 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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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출신 기자는 처음이시겠죠 - 프롤로그] 당신과 나의 이야기

'명문대'나 'SKY'만 조명하는 우리 사회에서 한 켠에 밀려나 조명받지 못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8월부터 학력으로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청년들을 마주했습니다. '전문대 출신 기자는 처음이시겠죠'는 전문대 간호학과 출신인 제가, <대학알리>에서 활동하며 저와 닮은 이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가감 없이 전하는 인터뷰 기획입니다. <기자말>

[김하은 기자]


▲ 나는 언론인을 꿈꿉니다.
ⓒ Pixabay

제 꿈에 솔직하지 못했던 스스로에게 고백합니다. '나는 이제 언론인을 꿈꿉니다.'

"전문대 간호학과랑 일반대 간호학과랑 같니? 급이 다르지."

언젠가 동갑내기였던 한 친구는 '너와 나'를 급이 다른 인간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지닌 우월감으로 우리를 짓밟아야만 당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나 봅니다.

"웬만해선 전문대 학생보다 일반대 학생 뽑고 싶지. 걔네가 더 똑똑하니까. 하은씨는 그나마 간호학과잖아."

휴학 후, 외국에서 살아보겠노라 결심한 뒤 정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약국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도 나는 좌절스러웠습니다.

며칠 전 일을 그만둔 아르바이트생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인력을 찾으시던 약사님께서는 전문대와 일반대 학생을 지적 수준의 차이로 평가하셨습니다. 왜 나에게는 '그나마 간호학과'라는 수식이 붙는 걸까요. 더 큰 사회로 나아가면 얼마나 더 좌절스러울까요.

한번은 학교로 향하기 위해 택시를 탔습니다. 목적지를 말하자, 택시 기사님이 내뱉은 말입니다.

"OO교대 말고 OO여대? 전문대잖아. 그거 날라리 같은 애들만 모여 있는 곳 아니야. 꼴통들이지 꼴통들."

숨통이 턱턱 막혔습니다. 어쩌면 이런 무시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대학 입학 이후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래서 학점을 챙겼고 그래서 청춘을 즐기지 못했고 책상 앞에 앉아 밤을 새웠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벽 같은 게 존재하는 걸까요. 전문대생의 노력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존재하긴 할까요. 그날 택시 기사님의 시선은 비단, 그분에게만 한정된 것일까요.

우리의 스무 살은 왜 아파야만 했을까요

우리는 전문대 출신,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아팠고 때로는 차별과 무시를 인정하고 살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알리> 취재팀으로 활동하는 저는, 지난 8월부터 그간 '명문대'나 'SKY'만 조명하는 우리 사회에서 한 켠에 밀려나 조명 받지 못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들은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는 '전문대 출신', '고졸 출신' 성공 비화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그저 대한민국의 청년으로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만난 청년들은 배우를, 기자를, 웨딩플래너를 꿈꾸며 아팠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 떼쓰듯 제 자리에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당신이 우리의 어두운 고샅길에도 불빛을 비춰주길 기다리며 지금 그 자리에서 차이를, 다름을 묵묵히 극복하는 중입니다. 어두워 보이지 않는 수많은 벽에 부딪혀 더 아플 예정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출신 대학을 물어 올 때면 가슴이 아렸고, 그저 "인천 쪽이요"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축복받아야 할 스무 살의 청춘은 수치스러웠습니다. 고작 전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스스로가 부끄러워 그들에게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 글. 전문대에 대한 인식을 묻고 있다.
ⓒ 네이트판 캡쳐

이제는 전문대생과 고졸을 바라보는 그들과 우리 사회의 시선을 비판하려 합니다. 같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도, 성공하고 싶은 욕심도, 사람도, 모두 같습니다. 분명 우리에겐 차이가 존재하지만 차이는 차별이 될 수 없으며, 다름은 틀림이 될 수 없습니다. 그간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 차마 전문대생이 언론인을 꿈꾼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제게 편입을 권유하며, 누군가는 대학원 진학을 권유합니다. 과연 나의 스무 살 청춘과 전적 대학을 지워버리는 학벌 세탁만이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해법일까요.

면허증이 필요한 의사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약사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기자질을 본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은 겁니다. 기자질에도 '면허증'이 필요하던가요? 학과는 중요하지 않지만 학교 이름은 왜 중요하던가요?

대학이라는 입시 관문에서의 첫 패배를 인정합니다. 누군가는 쉴 새 없이 달려 소위 말하는 '명문' 대학에 입학했겠지요. 어쩌면 제 노력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반성하는 날도 있습니다. 수능 날 정답만을 콕콕 골라 찍지 못했던 제 자신을 원망하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5100만여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5100만여 개의 이야기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중 단 하나라도 소중하지 못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전문대 혹은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는 선을 긋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해야만 마이크를 손에 쥘 수 있으며 그렇게 그들의 목소리만이 조명되는 현실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전문대 출신'이라는 제목을 걸고 기사를 쓰는 게 어려웠습니다. 두려웠습니다. 기사를 작성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누군가는 '더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 가지 그랬냐'며 비판할까 또다시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전문대생이라는 제 사회적 위치를 다시 한번 직면하는 일이라 더 아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조명받지 못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소셜미디어 속에서는 항상 'SKY 대학 가는 법', '서울권 대학 가는 법', 'S대생 공부법' 등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전문대생과 고졸의 이야기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그들이지만 명문 대학을 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들의 노력은 허상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제 기사로나마 그들의 노력이 허상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누군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손에 쥐었을 금수저도, 명석함을 형용해 줄 학벌도 없지만 막연하게 언론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알리>에서 수습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기사를 씁니다. 기자질이 즐거워서요.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몇 글자 끄적이는 이 일이 전부입니다.

과연, 전문대생, 고졸의 당사자성에서 바라보았을 때 당신의 '성공신화'가 정답일까요. 때로는 노력만으로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습니다. '성공신화'는 제게 희망 고문일 뿐입니다. 저널리스트가 주목해야 할 것은 누군가의 성공신화가 아닌 당사자성을 지닌 이들의 목소리입니다.

이 인터뷰 기획을 통해, 지금부터 제가 보고 들은 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당신의 목소리에 주목하겠습니다.파워볼엔트리

[전문대 출신 기자는 처음이시겠죠]
① "학원 보조교사 알바를 구할 때도 '4년제'를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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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대학생이, 대학생을, 대학생에게 알리다.‘ <대학알리>는 학교에 소속된 학보사라는 한계를 넘어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언론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창간되었으며, 보다 자주적이고 건강한 대학 공동체를 위해 대학생의 알 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는 비영리독립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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