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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03 15:06 조회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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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큰 부상은 아닙니다. 열흘 정도 쉬면 다시 로테이션에 돌아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염경엽 SK 감독의 얼굴에서 크게 걱정하는 기색은 없었다. 5월 15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팀 외국인 에이스 닉 킹엄(29)의 상태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염 감독은 가벼운 팔꿈치 통증이 있을 뿐, 그것이 시즌 전반에 영향을 줄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관리를 한 뒤 정상적으로 돌아와 로테이션을 끝까지 소화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두 경기만에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킹엄은 팀원들에게 커피를 돌리는 등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스스로도 조만간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본 킹엄의 모습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SK 외국인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킹엄의 퇴출 과정은 구단의 예비 점검과 결단, 그리고 나아가 KBO리그 전반적인 문제를 되새겨볼 만한 두 달이라는 점에서 SK는 물론 리그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의사는 이상이 없다는데… 끝내 일어서지 못한 킹엄


SK는 2일 킹엄을 웨이버 공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50만 달러·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하며 새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킹엄은 팔꿈치 통증을 이겨내지 못한 끝에 퇴출 신세를 맛봤다. SK는 킹엄이 통증을 회복한 뒤 돌아오길 기다렸지만, 두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기약이 없자 결국은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장신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구위, 여러 가지 변화구의 완성도, 미국에서도 꾸준히 선발로 육성된 전력까지 기대를 모으기는 충분한 투수였다. 무엇보다 SK가 2년 넘게 지켜본 선수라는 점에서 데이터가 많았고,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생각을 하고 데려온 투수였다. 그러나 막상 불안감을 확인한 채 시작했고, 그 불안감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파워볼게임


연습경기 당시 킹엄의 최고 구속은 145㎞ 남짓이었다. SK가 미국에서 뛸 당시 확인한 킹엄의 구속과 차이가 컸다. 킹엄은 “시즌이 시작되고 적당하게 긴장이 되면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정규시즌 첫 2경기에서도 원하던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그 뒤에 이어진 부상이었다. 킹엄은 2경기를 소화한 뒤 팔꿈치에 통증이 있다고 전달했다. 다만 그 공백이 지금까지 이어질 줄은 구단도, 의사도, 선수 스스로도 몰랐다.


킹엄은 "1~2경기만 쉬면 된다"고 했고, SK가 킹엄의 말을 믿었던 것은 의료진의 소견도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복수 의료진은 체크 결과 투구에 지장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당초 SK가 “열흘 정도 쉬면 로테이션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린 이유다. 그러나 복귀는 계속 미뤄졌다. 킹엄은 캐치볼 단계에 들어갔다 통증이 생겨 공을 던지지 못하는 상황을 반복했다.


선수는 스스로의 몸을 먼저 생각한 상황에서 답답한 것은 SK였다. 외국인 선수는 세 명까지만 보유가 가능하고, 여기에 교체 한도가 정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교체 또한 쉽지 않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교체가 더 힘든 상황이었다. 일단 MLB가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의 이동 동결 조치를 내린 게 컸다. 리스트에 있는 선수들과 접촉하려고 해도 아예 신분조회가 되지 않았다.


데리고 오려고 하면 FA 선수만 가능했다. 미국에서 경기가 열리지 않는 관계로 몸 상태도 의문이었고, 심지어 들어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다시 몸을 끌어올리려면 계약부터 실전 투입까지 6주 이상이 걸린다는 판단이었다. 의료진 소견에 큰 문제가 없었기에 SK는 기다리기로 결정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만약에 의료진 최초 진단에서 불가 판정이 나왔다면 벌써 교체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킹엄은 6월 초까지도 투구에 들어가지 못했다. 팀 내부에서는 자연히 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SK가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지만, 우리도 만약을 대비해 우리의 일을 하겠다”고 통보한 시점이었다. 그 와중에서도 킹엄의 복귀가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였지만, 결국 킹엄은 급기야 올해 정상 복귀를 사실상 포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더 기다려봐야 소용이 없었던 SK는 결국 대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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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6월 중순부터 한 좌완 투수를 대상으로 영입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국으로 불러 자가격리 2주까지 모두 마친 뒤 테스트를 진행했다. 빅네임은 아니었고 전성기에 있을 나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충분한 경력이 있고, 테스트 결과 최고 149㎞까지 던지는 등 합격점을 받았다. 좌완이라면 충분히 빠른 구속이었다.


하지만 이 선수 역시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계약 직전에서 무산됐다. 뼛조각이 발견됐다. 킹엄 트라우마가 있는 SK가 이 위험을 안고 가기 어려웠다. 당초 SK는 이 선수와 계약이 확정되면 발표와 동시에 킹엄을 웨이버 공시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후자만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계약 당시 킹엄을 더 면밀하게 살피지 못했던 SK의 과오는 불운까지 겹쳐 최악의 시나리오로 결말을 맺었다.


이어지는 불운, 리그 차원의 시장 구조도 생각해봐야


킹엄의 부상,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특별한 환경,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길어진 재활 기간, 결국은 투구를 포기한 킹엄, 그리고 테스트 선수의 생각하지도 못한 메디컬테스트 탈락까지. 평소에는 잘 볼 수 없었던 악재가 연이어 겹친 두 달이었다. 가뜩이나 안 되는 팀이 더 안 된다는 표현이 적절한 시기였다. 인센티브는 챙기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나 킹엄은 70만 달러(약 8억5000만 원)는 보장받는다. SK로서는 2경기에 4억 원을 태운 최악의 사례로 남았다.


사실 이 때문에 국내 선수들의 반발 심리도 적지 않았다. 가뜩이나 팀 성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동료들은 가면 갈수록 킹엄의 복귀 의지에 의문점을 드러냈다. 게다가 SNS 활동도 동료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문화 차이라고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보는 시선이 좋을 수 없었다. 일부 선수들은 구단에 이런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분위기에도 좋을 것은 없었다. SK가 결단을 내린 하나의 배경으로 평가된다.


한편으로는 KBO리그 외국인 시장의 특수성과 협상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부상의 경우 국내 선수들의 기존 사례, 구단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 국내 의료진 소견 등을 종합하여 이에 반하는 선수의 행동으로 연습이나 경기 출전을 하지 못할 경우 계약 해지 또는 잔여 경기 비율에 따른 연봉 삭감도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굳이 킹엄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겪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남모를 고민을 한 경험들이 10개 구단에 다 있다. 킹엄의 퇴출 소식을 전해들은 수도권 A구단 단장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예전에 그런 선수가 있어 그 심정을 잘 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결국은 KBO리그 구단들의 원죄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런 문제를 풀어가려면 리그 차원의 단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연봉 상한제에서 좋은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요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국내 구단은 물론 일본 구단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구단이 끌려간다. KBO리그 상황을 잘 아는 일부 에이전트는 외국인 선수 계약서 이외에 특약 사항까지 넣어 선수를 우대하는 방안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가면 갈수록 이런 일이 많아지고 있다. A구단 단장은 “들어주지 않으면 협상이 힘들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계약 조건의 특약 사항을 알게 되는 국내 선수들의 불만은 둘째로 치더라도, 문제는 외국인 선수가 누리는 권리만큼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구조다. 이 때문에 리그 내에는 “줄 때는 확실하게 주더라도, 구단의 안전장치 또한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10개 구단이 머리를 맞대 명확한 제도 확립과 각 구단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기적으로 차차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한편 테스트 선수와 계약하지 못한 SK는 이왕이면 더 돈을 들여 새 외국인 투수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MLB 개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여전히 상황은 여의치 않다. 하지만 SK는 내년까지 바라보고 영입할 투수가 있다면, 이적료를 들여서라도 확실한 선수를 찾겠다는 심산이다. 옳은 방향이고, 지금은 인내가 필요한 시점일지 모른다.


외국인 타자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사실 킹엄의 퇴출이 일찍 확정됐다면 외국인 타자로 승부를 걸어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외국인 투수가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외국인 투수 하나 없이 남은 시즌을 진행하면 자연히 국내 선수들의 어깨에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한 명이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다른 투수들까지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SK의 야구가 올해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생각하면, 내년 투수 자원의 관리를 생각해도 이닝을 안정적으로 먹어줄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필요하다. SK는 일단 국내 선수로 로테이션 및 마운드를 꾸린 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그에 맞춰 내년 마운드 구상을 차분하게 다시 짜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파워볼실시간


[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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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사진=뉴스1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36)의 너클볼이 해외에서도 화제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3일 "멸종 위기종이 된 마구 너클볼이 한국에서 화제"라며 노경은을 소개했다.

노경은은 올 시즌 8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구종 너클볼을 구사해 상대 타자를 당황케 하고 있다.

풀카운트는 "경이로운 변화를 보인 '마구'를 던진 투수는 롯데의 36세 노경은"이라며 "5월 29일 두산전에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노련한 너클볼을 선보였다"고 상세히 전했다.

풀카운트는 "좌타석에 들어선 두산 7번 오재원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타자였다. 몸쪽 높은 코스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급격히 변화했다. 한국 대표팀의 단골 타자인 오재원도 '와'라 소리치며 놀라워했다"고 설명했다.

'피칭닌자'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미국 ESPN의 투수분석가 롭 프리드먼도 'KBO리그 너클볼 경보'라며 노경은을 포스팅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팀 웨이크필드 주니어다", "맙소사", "정말 특별한 공이다" 등의 찬사가 줄을 이었다.

풀카운트는 노경은의 과거 연봉협상 이력까지 엮어 '소란스러운 남자'라 표현했다. 이 매체는 "노경은은 2013년 WBC 한국 대표로 출전한 실력파다.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가 철회했고 롯데와는 연봉 협상에 이르지 못해 '재수'를 했다. 노경은은 '마구' 외에도 한국 야구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이번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두루 경청하며 제가 어떤 입장 가져야할 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고 백의종군 하는 것이 맞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우리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어려움을 계속 겪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 고통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국민께서 지난 4월 민주당에 큰 책임을 부여해주셨다”며 “우리 국민들께서 민주당에 부여한 과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위기를 포함한 국난 극복과 한반도 평화의 실질적 진전을 바탕으로 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다”라고 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고 단결하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당 대표 되겠다는 결심했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많은 국민 꿈과 희망 완성할 차기 정권 창출도 문재인 정부, 민주당이 책임있게 일하고 성과 내야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정치인으로서 제 숙명인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전당대회가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의 소중한 디딤돌이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당대표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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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설가 김연수가 8년 만에 출간한 장편 <일곱 해의 마지막>은 시인 백석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에서의 삶을 조명한 소설이다. 작가는 백석이 1956년 시를 다시 쓰기 시작해 1962년 마지막 시를 발표할 때까지, 시인으로 살았던 그의 마지막 7년을 소설로 복원했다. 백석의 생일이기도 한 지난 1일 서울 정동에서 김연수 작가를 만났다. 우철훈 선임기자

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지음|문학동네|248쪽|1만3500원

“누가 어떻게 조립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기행은 자음과 모음으로 이뤄진 언어의 세계를 떠날 수 없었다. 평생 혼자서 사랑하고 몰두했던 자신만의 그 세계를.”

한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무언가를 온전히 버리는 일은 어떤 의미일까. “사랑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불행해지는 것쯤이야 두렵지 않아서” 시인은 다시 시를 썼다. 그리고 7년이 흐른 뒤 펜을 내려놓는다.

시인 백석(1912~1996)의 분단 이후 행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에서 시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실패에 가까웠다. 소설가 김연수(50)는 그 좌절의 시간에 주목했다. 그가 8년 만에 내놓은 장편 <일곱 해의 마지막>은 백기행(백석의 본명)이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해 1962년 절필할 때까지, 시인으로 살았던 마지막 7년을 복원한 소설이다. 백석의 생일이기도 한 지난 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김연수는 “시인이 더 이상 시를 쓰지 못하는 것의 의미, 그럼에도 백석이 놓지 않았던 소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전쟁 이후 백석은 시인보다는 번역가의 삶을 살았다. 정감 어린 민속어로 생의 비애와 아름다움을 탁월하게 묘사했던 시인의 능력은 무용한 것으로 취급됐다. 그가 발표한 시는 ‘부르주아적 색채’를 띤다고 지탄받았고, 마흔여섯에는 당이 원하는 시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강도 삼수군 국영협동조합으로 쫓겨난다.

소설 속 기행은 “폐허에 굴러다니는 벽돌 조각들처럼 단어들은 점점 부서지고 있다”고 한탄한다. 김연수는 “지금까지도 북한 문학사에서 백석이란 이름은 통째로 지워져 있고, 남한에서도 1988년 이전까지 그의 시는 출판이 금지돼 있었다”며 “그가 마지막으로 시를 발표한 1962년부터 1988년까지, 백석은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 백석(1912~1996).

김연수는 대학 시절 백석의 시를 접한 뒤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서정시는 어땠을까”라는 궁금증으로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월북·납북 문인들의 작품에 대한 해금 조치가 이뤄지고 2010년대 북한 문학 관련 자료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확인한 백석의 시는 실망스러웠다. 그가 생애 마지막으로 발표한 동시 ‘나루터’ 역시 수령에 대한 찬양을 담은 일종의 선전시였다. 백석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현실의 수령’을 호명한 찬양시를 내놓고 절필한다.

작가는 그 시기,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던 시인의 고통을 떠올렸다고 했다. “백석이 ‘나루터’를 끝으로 시를 안 쓰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못 쓰게 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어요. 그가 시를 안 쓰기로 결심했다고 생각하고 소설을 썼습니다. 체제 안에서 안전하게 찬양시를 쓸 것인가, 아니면 많은 것을 포기하더라도 쓰지 않을 것인가의 고뇌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백석을 소설 속 ‘기행’으로 불러내기 위해, 작가는 1950~1960년대 북한 문단과 사회상에 관한 자료를 탐독하고 백석이 북한에서 쓰거나 번역한 글을 모두 찾아 읽었다. 그는 백석이 번역한 러시아 시인 벨라 아흐마둘리나의 시 ‘잣나무’를 읽은 뒤 그가 절필했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했다.

“당시 백석이 발표한 시들은 실망스러웠지만, 번역은 마치 자신의 과거 시처럼 말맛을 살리며 정말 아름답게 했어요. 서정적인 표현을 쓰면 ‘호사 취미’라고 비판받는 시기였는데도, 마치 본인이 쓰고 싶은 시를 쓸 수 없는 답답함을 번역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처럼.”



김연수는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이 소설을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집필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백석이 삼수로 추방됐을 때의 나이, 마흔여섯이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건 당시에 제가 소설을 쓰면서 갖고 있던 어떤 절실한 고민과도 연결된 문제였어요. 세상이 바뀌었으니 소설도, 소설가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거나, 문학 외적인 것들의 비중이 커져가는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할 때였어요. 이 소설을 쓰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소설은 기행의 절필이 단순히 ‘시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거기서 불타는 한 권 한 권은 저마다 하나의 세계였다. (…) 이 모든 세계가 모여 다채롭고도 영롱하게 반짝이는 빛을 발하면 그것이 바로 완전한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책 한 권이 불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인 한 명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현실 전체가 몰락하는 것이다. 수많은 세계를 불태우고 남은 하나의 세계라는 점에서 그들의 현실은 한없이 쪼그라들다가 스스로 멸망하리라.”

“이제 시는 자신의 것도,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불행과 시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자신을 살아 있게 했고, 구원했던 언어와 문장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묻던 시인은 결국 글쓰기를 멈췄다. 그리고 백석의 시는 한국적 서정의 상징으로 남게 됐다.하나파워볼

김연수는 시를 소설 속 스스로 타오르는 ‘천불’에 빗댔다. “기행은 시에서 멀어지지만, 그의 시는 천불처럼 저 스스로 생명력을 찾아갑니다. 그가 더는 쓰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시인 백석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쓰지 않음을 선택해 그의 시가 영원히 기억되는 역설, 작가라면 가져야 할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시를 지킬 수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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